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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대상이신 하나님

관리자
2023-09-09
조회수 358

                                                                                                                                                   

                                                                                                                                                         유충선 목사(그레이스상담센터 소장)

인간은 기본적으로 관계적 존재다.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사는 사회적 존재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은 또한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사는 존재로 창조되었다. 인간이 죄를 범하여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었으나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관계를 회복시켜 주셨다. 인간이 관계적 존재라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대상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여기서 대상(object)이란 정신적 에너지(사랑이나 미움 등)가 투입된 사람, 사물, 장소 등을 말한다. 대체로 가깝고 중요한 사람을 의미한다. 대상은 외적 대상(external object)과 내적 대상(internal object)이 있다. 외적 대상은 실재하는 사람, 사물, 장소를 말한다. 내적 대상은 외부 대상과 관련된 내적 표상(representation)이다. 즉 외부 대상에 대한 이미지, 생각, 환상, 감정, 기억 등을 포괄하는 심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20대 어떤 남성은 직장 상사를 매우 두려워하였다. 직장 상사가 작은 실수에도 지나치게 야단을 치고 무섭게 굴어서 직장을 그만둘 생각이었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그는 자신의 내적 대상을 상사에게 투사하여 두려워했던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어릴 때, 학교 성적이 떨어지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심하게 야단을 치고 때렸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유도 유단자였고 몸집이 큰 사람이었는데, 어린 아들에게는 공포감을 주는 사람이었다. 이것이 그의 내적 대상이다. 그는 내적 대상을 고스란히 직장 상사에게 투사하여 상사에게 비현실적인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다.

내적 대상은 무의식 차원에 있고 쉽게 변하지 않는 속성이 있지만, 변화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내적 대상이 변하려면 다음의 두 가지 관계 경험이 필요하다. 하나는 중요한 사람과의 ‘좋은 관계 경험’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경험’이다. ‘좋은 관계 경험’은 지속해서 안정된 애착 관계를 맺는 경험과 한 개인의 개별성을 인정받는 경험을 말한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경험’은 개인이 잘났든 못났든 자신을 거절하거나 버리지 않는 관계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경험을 충족시키는 사람을 ‘좋은 대상’, 반대의 경우를 ‘나쁜 대상’이라 부른다.

상담이 효과가 있는 것은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시종일관하여 좋은 대상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좋은 대상을 반복해서 경험하면서 내담자는 점점 자신감이 생기고 정신도 건강하게 된다. 좋은 대상과의 관계 경험을 통해 우리 내면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다. 바로 통합이다. 이것은 좋고 나쁜 관계 경험을 극단적으로 분리하지 않고, 두 경험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다. 즉, 좋고 나쁜 관계를 경험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통합이 일어나려면 나쁜 관계 경험보다는 좋은 관계 경험을 더 많이 해야 한다. 통합이 일어나면, 나쁜 경험을 할 때조차도 좋은 경험을 생각할 수 있게 되며, 어려운 상황에서 잘 견디거나 극복하는 힘이 생기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하나님은 믿는 자에게 좋은 대상이시다. 아니, 가장 좋은 대상이시다. 하나님은 좋은 대상의 요건들을 충족시키고도 남는 분이시다. 이것은 필자의 진실한 고백이다. 오랜 세월 동안 외면당하고 거부당하는 기분이 들 때면 마음이 무척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그 더러운 기분이 거부하는 내적 대상(아버지에 대한 이미지)에서 기인한 것을 알면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찬양의 가사가 꼭 필자의 인생 이야기 같은 ‘음성’과 ‘옷자락에서 전해지는 사랑’을 수없이 반복해 들으면서 필자에게 ‘하나님은 늘 좋은 대상이 되어 주셨고, 언제나 변함없이 사랑해 주셨음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깊이 느끼게 되었다. 이제 내적 대상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필자만이 아니라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당신의 백성들에게 더없이 좋은 대상이 되어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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